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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철학

영원의 철학 - 올더스 헉슬리

정말 오랜만에 책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는데, 

 

그 책이 올더스 헉슬리의 '영원의 철학'이라는 것이 영광과 걱정이라는 두 감정을 공존하게 합니다.

 

이 책이 담아있는 지식의 1%라도 제대로 여러분께 전달할 수 있다면 저로써는 더 큰 영광은 없을 것이지만,

 

동시에 그만큼 오용될 수도 있고 풀어나가기 어려운 것이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hoto by stein egil liland


저자 올더스 헉슬리는 그의 다른 저서 '멋진 신세계'로도 유명하지요. 지상 낙원처럼 보이는 디스토피아를 그려낸 그의 소설은 많은 소설가에게 영향을 미쳤고, 그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예시들이 '헝거 게임'과 '다이버전트'라고 합니다. 

 

인생 후반기 쯤, 올더스 헉슬리는 영성에 대한 지식을 체계화하는데 엄청난 시간을 투자했다고 합니다. 후에는 환각제 (LSD)를 통한 자아통합 현상에도 관심이 많아서 연구를 하였다고 하는데, 그의 지적인 호기심과 관찰력은 여러 의미에서 대단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네요. 


'영원의 철학'은 책의 표지에 나와있듯이 모든 위대한 가르침의 핵심을 모아둔 선문집입니다. 따라서 특정한 주제들에 관련된 다른 저서들을 인용하고, 저자의 생각은 극히 일부만 표현되어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위대한 가르침이라고 해서 모든 철학을 인용하는 것은 아니고, 영원의 철학이라는 개념에 해당되는 내용만을 선별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럼 영원의 철학이라는 개념이 무엇인지 궁금하실텐데, 책의 서문에 이렇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영원의 철학은 사물, 생명, 마음의 세계에 본질적인 '신성한 실재'가 있음을 인정하는 형이상학이자,
인간의 영혼에서 '신성한 실재와 유사하거나 동일한 무언가'를 발견하는 심리학이며,
'모든 존재의 내재적이면서 초월적인 바탕에 대한 앎'을 인간의 최종 목표로 두는 윤리학으로,
아득한 옛날부터 전해져온 보편적인 개념이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제가 제시하는 해석은 이렇습니다:

아주 오래전 부터 전달되어 온 모든 것을 통합할 수 있는 진리, 거기에는 그 어떠한 분별이 없이 자명할 수밖에 없는 이치. 

 

거창하지만, 모든 철학을 통합할 수 있을 만큼의 보편성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가 왜 이 삶을 살고 있는지 까지 생각하게 해 줄 수 있는 철학들을 모아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정말 마음 같아서는 각장 마다 정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은 너무나 큰 작업이기에,
제가 선별한 토픽 별로 명언과 저의 생각을 약간 가미하여 정리를 하겠습니다. 

 

그대가 그것이다

첫 장에 해당되는 부분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인간의 최종 목표는 그 사실 (모든 존재의 절대 원리와 하나다)을 발견하고
자신이 실제 누구인가를 발견하는 일이다."
(p.23 영원의 철학, 조옥경 옮김)

 

모든 것과 하나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느껴진다면, 어떤 삶을 살게 될까요?
그 삶은 엄청나게 자유롭지 않을까요? 새가 하늘을 날 듯이, 아무런 제약이 없어진다면 시공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 무한한 존재로서 그저 삶을 유유히 지나다니지 않을까 라는 개인적인 생각이 듭니다. 

 

이 목표를 마음에 담아두고 다른 부분들도 살펴보도록 하지요. 

 

고행

'영원의 철학'에서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무언가를 배우기 위한 고행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고 '암시'합니다. 다만, 그 고행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금욕적인 삶이 아니라고 '제시'하죠. 

 

저자는 이와 같이 요약하기도 하였습니다. 

"자기 의지, 사리사욕, 자기중심적 생각, 소망과 상상을 제거하는 것이 최고의 고행이다."
(p.183 영원의 철학, 조옥경 옮김)

 

심리분석적 용어를 아시는 분이라면, 에고를 없앤다 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자기 자신을 만드는 모든 것을 파괴함으로써 진정한 자유를 성취하는 과정이 녹여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말도 필요 없이 고통스럽다는 것은 저희 또한 경험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자기 이해 

저자는 "우리 대부분이 스스로에 대한 무지한 이유는 자기 이해가 고통스러울 뿐 아니라 환상의 즐거움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p.276 영원의 철학, 조옥경 옮김) 라고 말하며 자기 이해가 없을 경우 생길 수 있는 부정적 결과를 나열합니다.

 

진정한 겸손이 없으면, 자기를 부정할 수 없으며, 자기를 부정할 수 없다면 고행에서 말했듯이 자유를 얻을 수 있는 힘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행복과는 거리가 먼 듯 보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우월성, 성공을 증명하기 위한 삶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제시하는 삶의 방식은 그런 것들과 멀어질수록 본연의 자신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말입니다.

 

시간과 영원

저자의 문구를 그대로 옮기며 아무런 설명도 따로 덧붙이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저 음미 하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조상이나 우리 자신, 현생이나 전생의 존재로부터 형성된 의식적, 무의식적, 생리학적으로 기억된 모든 습관 때문에 세상은 (우리 눈에 보이는 바대로)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기억된 이 나쁜 습관들이 우리로 하여금 다양성이 유일한 실재이며, '나', '나를', '나의 것'이라는 생각이 궁극적 진리를 표현하고 있다고 믿게끔 만들었다. 
니르바나는 우리에게 그렇게 보이는 것처럼 '우리에 관한' 실재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실재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에 있다. (중략)
그러므로 영원의 철학을 신봉하는 모든 사람들이 자아의 죽음과 고행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런 고행은 식욕, 느낌, 의지의 고행이 되어야 할 뿐 아니라, 추론하는 힘, 의식 자체, 우리의 의식을 의식으로
만드는 것, 즉 개인적인 기억과 유전된 습관- 에너지의 고행이 되어야 한다."
(p.319 영원의 철학, 조옥경 옮김)

 

시간 때문에 빛이 우리에게 도달하지 못한다. 신께로 나아가는 데 있어 시간보다 더 큰 장애물은 없다. 시간뿐 아니라 일시적인 것도, 일시적인 대상뿐만 아니라 일시적인 감정도, 일시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시간의 흔적과 냄새까지도.

-에크하르트-

 

침묵

여기서 침묵은 자기가 만들어내는 소음에 대한 침묵도 해당 되지만, 외부의 소음으로의부터의 침묵도 포함됩니다.

20세기가 소음의 시대라고 표현되어있는데, 저자가 살아 있었다면 지금의 21세기를 보고 뭐라고 표현했을지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나라들처럼 방송국이 광고주들에게 시간을 판매함으로써 스스로를 유지하는 곳에서는, 귀에서부터 환상, 지식, 느낌의 영역을 거쳐 소원과 욕망이라는 에고의 중심핵으로 그 소음이 전달된다.
(중략) 
무욕은 해방과 깨달음을 위한 조건이다. 
(중략)
욕망의 작용을 확장하고 강화시키는 것은 고통과 악행의 주된 원인이자 인간의 영혼과 그것의 신성한 근본바탕 사이의 가장 큰 장애물이다.  
(p.368 영원의 철학, 조옥경 옮김)

 

묵상, 행위, 사회적 유용성

"행위란 실재를 인식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마음을 정화하기 위한 것이다. 진리에 대한 깨달음은 수천만의 행위 속에서가 아니라 미묘한 차이를 분간하는 힘에 의해 얻어진다"

- 샹카라 -

 

저자는 인간 삶의 궁극은 묵상 (Contemplation) 혹은 신을 직접적으로 직관적으로 자각하는 것이고, 행위는 그 목적을 도와주는 수단 중 일부, 그리고 사회는 그런 행위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선하다는 것이 영원의 철학에서 나타나는 묵상, 행위, 사회적 유용성이라고 말합니다. (p.487 영원의 철학, 조옥경 옮김)

 

여기서 신이라고 일컫는 존재는 어느 특정 종교의 신이 아니라 자신을 해체하였을 때 지각할 수 있는 그 자유로움 그 자체를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행위를 통하여 자신의 습관이 생겨나는 것을 인지할 것이고, 그것을 해체하여 자유로워졌을 때 인간의 궁극적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애초에 습관이 생겨나지 않으면 된 것 아닌가 라고 생각 드시겠지만, 그러한 습관은 위에 저자가 얼핏 언급한 것처럼 태어나서 생겨난 습관뿐 아니라 조상들의 혹은 무의식의 습관들까지 일컫는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즉, 태어난 순간부터 결국 자신을 해체하는 작업을 시작해야하는 숙명에 처한 것 아닐까요?

 


영원의 철학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어떤 특정한 종교나 철학관에만 해당되는 내용이 아니라, 보편적 진리처럼 어떤 종교든 가지고 있는 징수들을 포함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여기서 모든 변형이 일어나여 지금의 종교 및 신학이 존재하는 것이겠지요. 

 

인생의 목표는 무엇일까? 나는 왜 살지? 라는 질문을 한번쯤 살면서 던져 보셨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심을 추천드립니다. 명쾌한 답을 찾지는 못할지라도, 내가 찾고 있던 길에 답이 없을 수도 있겠다 아니면 잘 가고 있었네 라는 방향성은 적어도 제시해 줍니다.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갈 때 좋은 나침반 역할을 해주는 것이지요. 

 

이런 귀한 책을 한국어로 번역해주신 조옥경 선생님께 감사를 표하며,

 

여러분께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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