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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소설

오르부아르 - 피에르 르메트르

내가 읽었던 프랑스 소설의 작가들은 색깔이 확고했던 것 같다.

 

어렸을 적,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들을 읽을 땐 그의 공상 과학 스토리들에 내 여가 시간들을 보냈고, 기욤 뮈소의 구해줘 라는 로맨스 공상(?) 소설로 대학 시절 책 모임을 진행했던 기억이 있다. 

 

나에게 프랑스 소설은, 낭만과 공상이 섞인 소설이었지만, 이 책의 느낌은 전쟁의 묘사가 들어가서 그런지 러시아 특유의 소설 느낌이 물씬 풍겼다. 전쟁과 그 사람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복잡하게 얽힌 심리적 묘사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 레오 톨스토이의 분위기와 비슷하였다. 

 

작가 피에르 르메트르 (4/19/1951)는 2006년에 첫 책을 출간한 작가이다. 즉 50이 넘은 나이에 글쓰기로 데뷔하여,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작가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50살 이전에 글과 연관된 커리어를 갖지 않은 것은 아니다. 문학 선생으로 일을 하였고, 그래서 그런지 글이 엄청 어렵다고 느껴지진 않았던 것 같다.

 

오르부아르의 뜻을 찾아보니 "잘 가요, 안녕"이라는 뜻이었다. 이게 이 책의 내용과 어떤 직접적인 연관이 있나 생각을 해보았지만, 마땅한 대답을 생각해내지 못했다. 전쟁으로부터의 안녕인 것인가, 일상으로부터의 안녕인 것인가, 아님 삶으로부터 안녕인 것인가... 어느 한 프레임에 가둬서 생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나 라는 생각도 든다. 

 

책은 전쟁을 배경으로 시작하고, 책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전쟁에 참전하고 살아남은 참전 용사들이었다. 전쟁 영웅으로 남게 된 사람, 죽을 목숨이었지만 도움을 받고 살아난 사람, 도움을 줬지만 자기 자신의 몸은 지키지 못하여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사람의 스토리들을 중점으로, 그들의 복잡한 마음들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 글이었다. 전쟁에 참여해보지 않았어도, 그 기분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 들었다. 그리고 여러 캐릭터들의 시점에서의 글이 었기에 보다 세밀한 심리 묘사를 읽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재미 중에 하나였다.